나의 이기심에 불과하더라도. - User diagnosis results

"밤하늘이 더 이상 아름답지 않더군요. 그제서야 깨달았어. 내가 사랑했던 건 밤하늘이 아니라 그것을 보고 반짝이던 당신의 눈동자였다는 걸."

생명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 검은 숲. 스산한 바람을 따라 나뭇잎이 정처 없이 흔들립니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들의 속삭임이 그 사람의 귓가에 환청처럼 울립니다. 마치, 악몽을 꿀 것만 같은 자장가 소리입니다.

"걱정마요, 라노스. 함께하는 거야. 영원히."

"영웅? 이제 와서? 당신이 떠나갈 때 기꺼워하던 역겨운 것들이 이제 와서 당신을 영웅이라 치켜세우고 있어. 웃기죠?"

그 사람의 손길이 사진 속 당신이 웃는 모습에 멈춰 있습니다.

"기다려줘요, 령. 이번엔 다를 거야."

"그거 알아요? 이곳은 여전히 시궁창이에요. 당신의 숭고한 희생을, 자기 배불리기에 급급한 쥐새끼들이 다 갉아먹어 버렸거든."

한낮의 태양 아래에도 그늘은 존재합니다. 정오에도 빛 하나 들지 않는 지하. 소름 돋는 그 사람의 목소리가 아무도 없는 그곳에 울려 퍼집니다.

"걱정마요, 에나.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거야."

"나의 세계가 더 넓어질 거라고? 아니. 거짓말. 여전히 내 세계엔 당신뿐이야. 그리고 이제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군요."

우지끈. 일정한 박자를 유지하며 그 사람의 손안에서 돌던 펜이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바스러집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요, j. 이번엔 다를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