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이 복잡한 당신은 지금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곳도, 당신을 이끌어 춤추는 그 사람도 모두 낯설게 느껴지기만 했다.

"당신... 정체가 뭐야?"

가면 아래 입술이 자연스러운 미소를 그린다. 가면 너머의 눈빛은 여전히 날카롭게 빛을 내면서.

"당신이 찾고있던 사람."

당신이 그 사람을 뿌리치고 달리는 순간, 검은 손들이 당신을 잡기 위해 쫓아왔다.
검은 복도를 아무리 달려봐도 출구는 가까워지지 않고, 유리구두가 벗겨져 발이 꼬인 당신은 넘어졌다.

유현. 환영해.
어디선가 들어봤을법한 선율을 따라 어설프게 발을 놀린다.

"...원하는 게 뭐야."

그 사람은 가면의 어두운 그늘 아래서 차갑게 웃었다.

"어떤 대답을 해주길 바래?"

춤추는 사람들이 신기루처럼 하나, 둘 사라졌다.
여전하게 울려 퍼지는 왈츠 소리를 뒤로하고, 화려했던 무도회장은 점점 세월의 풍파를 맞은 듯 썩어들어갔다.

데안 에스. 환영해.
어디선가 들어봤을법한 선율을 따라 어설프게 발을 놀린다.

"당신... 정체가 뭐야?"

그 사람이 성큼 당신에게 다가오며 귓가에 속삭인다. 당신의 목덜미에 소름이 돋았다.

"해답을 쥐고있는 사람."

모든 게 녹아내리듯이 사라져버렸다. 무도회장도, 왈츠 소리도, 그 사람도.
검은 숲 가운데 덩그러니 혼자 남은 당신은 황망한 표정으로 당신을 비추는 보름달을 올려다보았다. 바람에 숲이 흔들리는 소리를 따라 생생하게 목소리가 들려왔다.

령. 나의 무대에 어서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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